인생의 밑바닥에도 희망의 빛은 비춘다. 청강대 뮤지컬 스쿨의 기말 연극 ‘밑바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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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밑바닥에도 희망의 빛은 비춘다. 청강대 뮤지컬 스쿨의 기말 연극 ‘밑바닥에서’
다양한 공연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뮤지컬스쿨의 12월의 둘째 주. 공작소 블랙박스에서는 연극 ‘밑바닥에서’가 진행되었다. 장르의 특성상 뮤지컬과 연극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지만 피부로 전해지는 배우들의 열정과 감동은 장르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다가온다.
연극 ‘밑바닥에서’는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인 막심 고리키(Maxim Gorkij)의 원작을 연극으로 연출한 연극이다. 희망 없는 어두컴컴한 인생의 끝에 서있는 사람들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원작에 충실하게 재해석한다. 막심 고리키의 작품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어머니’라는 작품이었다. 오래전 일이라 줄거리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지는 않지만 무척 우울한 분위기였다는 느낌만은 또렷하다. 이날 무대에 오른 ‘밑바닥에서’ 또한 무척이나 무겁고 우울했다.
‘밑바닥에서’는 1890년대 러시아 경제 공황 당시 여인숙에 모인 사기꾼, 수리공 알코올중독자 등의 인물을 중심으로 밑바닥 사람들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연극이다.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취해있는 사람, 소리를 지르거나 싸우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어두침침한 극의 스토리는 현재의 혼란한 사회 모습과도 맞물려 더 씁쓸하게 느껴졌다.
캐릭터들의 기구한 인생사는 극을 진행하는 공연장을 어둡고 적막한 기운으로 가득 채웠고 출연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는 무거운 분위기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신나는 음악도. 화려한 조명도 없었지만 무대 자체가 전해주는 묵직한 울림은 마음을 강하게 흔들었다. 160분이 넘는 런 타임이 지루할 법 하지만 순례자를 중심으로 등장인물 각각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마치 여러 개의 이야기가 나열된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밑바닥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 변화나 관점들이 재미있게 표현된 작품이다. 철학적으로 삶에 접근하는 무거운 주제지만 무대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재미는 화려하고 웅장한 뮤지컬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무대의 독특한 구성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모듈식으로 구성된 여인숙 세트는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공동체 생활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주었으며 배우들의 동선을 분산시켜 정리된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 무대에 단 차를 두어 자칫 복잡하게 보일 수 있는 배우들의 움직임에 다양함을 유도했고 어둠과 빗소리를 막이 넘어가는 경계로 설정하여 죽음과 사후세계의 분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배우가 들려주는 깊이 있는 이야기들은 관객들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뮤지컬스쿨 학생들의 공연은 기말시험과 다름없는 평가의 자리다. 하지만 무대에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그들의 자유로움은 학점에 대한 걱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엄청난 양의 연습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뮤지컬스쿨 학생들의 연단의 시간은 양질의 원석을 다듬어 빛나는 보석을 만들기까지 일련의 과정과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매 학기를 거듭할수록 수려해지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무대 구성의 다양한 시도는 이들의 성장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늘 에너지 넘치고 긍정의 기운을 발산하는 뮤지컬스쿨 학우들의 모습은 언제나 우리에게 기분 좋은 설렘을 안겨준다. 묵직한 극의 분위기만큼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 속에서 가파르게 성장하는 그들의 존재감이 그 어느 때 보다 크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페이스북 바로가기 글 홍현규, 홍은비(애니메이션스쿨) / 입학홍보처, 학생기자단 사진 홍현규 / 입학홍보처 Copyright ⓒ CK-spirit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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