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경험과 미각의 섬세함을 느끼다 푸드스쿨의 축제 이벤트 ‘블라인드 레스토랑’
  • 작성일 2015-11-05
  • 작성자 Chungkang

색다른 경험과 미각의 섬세함을 느끼다 푸드스쿨의 축제 이벤트 블라인드 레스토랑

 

시험으로 긴장감이 맴돌던 캠퍼스는 축제를 맞아 활기차고 시끌벅적한 캠퍼스로 변신했다. 학생들은 괴기스러운 복장의 코스프레와 갖가지 이벤트를 마련하고 시험의 스트레스를 벗어던지며 저마다의 축제를 즐기고 있다. 각 학과(스쿨)별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캠퍼스 구석구석 진귀하고 흥미로운 이벤트들이 여러 점 선보였다. 발빠른 정보력으로 푸드스쿨에서 블라인드 레스토랑을 진행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신청을 했다.

 

생소할 수도 있는 블라인드 레스토랑이란 무엇일까? 영화 <어바웃 타임>을 본 사람이라면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처음만난 레스토랑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빛이 들어오는 창은 완벽한 블라인드가 쳐있고 불빛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 오로지 미각과 촉각만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물론 음식도 상대방의 얼굴도 보지 못한다. 말 그대로 볼 수 없는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이다. 필자는 남들보다 훨씬 밤눈이 어둡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블라인드 레스토랑에 들어간 이유는 궁금함과 색다른 재미를 경험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어둠에 대한 두려움보다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준비하는 푸드스쿨 학생들의 믿을 수 없을 만큼 꼼꼼한 작업으로 레스토랑 내부는 모든 빛을 차단했고, 불을 끄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완벽한 어둠을 선사했다

적외선 안경을 착용하여 시각활동이 자유로운 안내원들은 어둠속에서 나의 손을 끌어 잡아 지정된 자리로 나를 안내했다. 조심스럽게 자리에 착석하고 코스요리를 기다렸다. 눈은 떠 있지만 볼 수 없으니 음식을 먹기 위해 사용할 포크와 나이프, 스푼 등은 손을 더듬거려야 찾을 수 있었다.

 

오늘 블라인드 레스토랑의 코스요리는 새우샐러드(파스타가 포함되어 있는)- 밤 마늘스프 스테이크(칵테일) – 아포카토 순으로 진행되었다. 첫 메뉴가 나오고 음식을 입으로 집어넣었지만 도대체 어떠한 것들이 입속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는 없었다. 야채가 느껴지기도 하고 때론 새우살이 씹히기도 했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 포크에도 어떠한 것들이 찍혀있는지 알길이 없었다.

 

두 번째 메뉴인 밤 마늘 스프의 경우에는 메뉴 특성상 스푼으로 먹으면 됐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큰 난관은 다음 메뉴인 스테이크였다. 여기저기서 이거 어떻게 먹어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필자는 음식이 나오고 접시를 써는지 고기를 써는지 몰랐지만 고기를 좋아하는 본능만으로 아무 어려움 없이 고기를 썰어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어두운 환경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인지 스테이크 옆 샐러드와 구운 마늘을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마지막으로 남겨둔 구운 마늘 한조각과 고기를 집어 입으로 넣었는데 마늘이 아닌 토마토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는 조금 허무하기도 했지만. 이것 또한 블라인드레스토랑의 묘미라고 생각했다.

스테이크와 함께 제공된 칵테일을 맞춰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색을 본다면 대충 어떤 맛이 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색이 보이지 않으니 미각만으로 판단해야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러한 상황들은 숨겨져 있던 음식의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하는 미각을 극대화 시킨다. 오로지 미각에만 집중할 수 있고 그동안 느끼지 못한 재료의 미세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후식 시간은 블라인드 레스토랑에 함께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얼굴과 입모양이 보이지 않고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어 대화 내용을 세심하게 파악 할 수 있었다. 지금 뭘 먹었는지, 어떤 자세를 하고 있는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즐거운 대화를 끝으로 식사를 마무리 하고 어두운 레스토랑을 나왔다. 아무 의심 없이 평소처럼 깔끔하게 먹었다는 생각으로 완벽했어!”를 속마음으로 외치며 화장실로 갔는데 입 주위에 소스가 잔뜩 묻어있음을 확인하고는 머쓱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두 눈의 중요성과 미각의 예민함을 느끼고, 평소에 접하지 못한 색다른 경험을 느끼고 싶다면 블라인드 레스토랑을 추천한다. 단돈 오천 원에 호사스러운 코스요리를 경험하고, 블라인드 레스토랑이라는 색다른 경험까지필자는 멋진 청강대 축제를 톡톡히 누렸다는 생각에 애교심과 뿌듯함이 샘솟는다. 지금껏 접하지 못했던 현실과 또 다른 세계를 구경하고 싶다면 블라인드 레스토랑으로 오라~! 청강대 축제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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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홍은비(애니메이션 스쿨) / 학생기자단

사진, 감수 홍현규, 홍윤표 / 입학홍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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