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이야기, 삶이 있는 마켓 비스트로 랩 (Market Bistro-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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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서울의 외부 스튜디오에서 문을 연 학교 기업 레스토랑 ‘쿨투라Cultura’는 2017년부터 교내에 설치되어 푸드스쿨의 OJT 수업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산학협력단 산하의 기관입니다.
쿨투라는 푸드스쿨의 교육과 상업 행위가 동시에 진행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육의 결과물을 현장에서 판매하여 발생한 수익을 다시 교육으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해 온 쿨투라는 올해 ‘사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이야기로 하루 일상을 채우는 공간’으로의 새로운 변신을 선언했습니다 🙂
청강길라잡이의 이번 인터뷰는 지금까지 쿨투라를 이끌어온 푸드스쿨 복종대 교수님과 올해부터 쿨투라의 진두지휘에 나선 황지희 교수님, 백혜원 교수님에게 이러한 변화의 이유와 청사진을 들어보았습니다! 😎
황지희: 안녕하세요. 2023년부터 쿨투라를 맡게 된 신임 센터장, 푸드스쿨 황지희 교수입니다. 백혜원: 저는 황지희 센터장님과 함께 쿨투라 기획 운영을 맡게 된 푸드스쿨 백혜원 교수입니다. 복종대: 안녕하세요. 저는 쿨투라 전임 센터장 푸드스쿨 복종대 교수입니다.
청강 길라잡이: 학교 기업 레스토랑 ‘쿨투라’는 2009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설립 당시 쿨투라의 기대역할은 무엇이었나요?
복종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대학 교육을 뒷받침하는 학교 기업’입니다. 이곳에서 산업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현장 실무 경험을 갖추는 동시에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만드는 겁니다.
두 번째는 ‘외식산업의 변화 대응에 이바지하는 학교 기업’입니다. 4차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다양한 기술적인 발전이 외식산업의 구조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죠. 외식산업에서도 인적자원관리HRM 시장의 급성장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소비자의 요구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기술 교육을 넘어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 개발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의 역할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학생과 교직원 등 청강 구성원이 비즈니스를 배울 수 있는 학교 기업’입니다. 외식산업은 신규 사업자가 많이 나타나는 분야 입니다. 반면 폐업률 또한 전체 산업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분야이기도 해요. 이곳에서 교수와 학생은 메뉴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 결과물을 Pop-Up 레스토랑 운영, 소셜펀딩, 제품 판매와 같은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펀드를 조성합니다. 또한 이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창업이나 지역 사회 기술이전 등의 상업화 과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청강 길라잡이: 쿨투라는 2018년 흑자전환 이후 2019년엔 400% 가까이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해 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국면에서 대면 매출이 급감하는 등 부침도 겪으셨는데요, 그동안의 운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복종대: 말씀처럼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매출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반면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보는 건 식음료 매장 및 베이커리를 확대해 사업을 다각화했다는 점입니다.
황지희: 지금까지의 쿨투라는 우리 대학의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편의시설 또는 복지시설이라는 개념으로 식사와 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내부 구성원도 그 이상의 기대 없이 학교라는 울타리에 존재하는 식당 정도로 인지되어왔습니다.
이 기간에 복종대 교수님의 노력과 학교의 재정적 지원으로 오늘날의 쿨투라로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교육부의 학교 기업 지원 사업으로 푸드 스쿨 학생들의 교육 현장으로 활용되면서 학기 중 실습과 방학 중 현장실습의 장으로 현장의 산업체 인턴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외적인 성장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는 달성할 수 있었지만, 외부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식당으로 자립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고 이에 앞서 학교라는 한계를 우리 스스로가 짓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청강 길라잡이: 황지희 교수님이 쿨투라호를 이끌 신임 센터장으로서 2023년 대대적인 혁신을 진행했습니다. 새로운 학교기업 레스토랑 쿨투라의 비전은 무엇일까요?
황지희: 2023년 새로운 쿨투라는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유기적인 공간으로 먹고, 마시고, 경험하는 ‘Market Bistro-Lab’의 형태로 기획했습니다. 사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이야기로 하루 일상을 채우는 공간으로 역할을 설계하였습니다.
사계절의 감성이 향과 맛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는 시그니처 메뉴를 비롯한 실험적인 요리와 음료, 그리고 로컬 아이템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Bistro비스트로’, ‘Local Boulangerie로컬 브랑제리’, ‘Bean to Bar카페’, ‘Grocery Market그로서리 마켓’으로 공간을 나누어 기획하였습니다.
청강 길라잡이: 청강을 대표할 얼굴, 그리고 청강내부는 물론 외부를 잇는 구심점이 될 것 같습니다. 각 공간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백혜원: ‘Bistro’는 사람들의 익숙한 음식에서 유니크한 요소를 가미한 메뉴로 SNS로 공유할 수 있는 요소를 반영하며, 식자재는 재래시장과 생산자 직거래를 통해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베이스로 그 위에 겹겹이 맛과 향을 더한 메뉴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황지희: ‘Local Boulangerie’는 유행이나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보다는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맛을 추구합니다. 베이커리 분야는 워낙 트렌드가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곳이라 방향성을 잃어버리는 어설픔을 주의해야 우리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습니다. 외부의 대형 베이커리 카페와 비교하지 말고 우리만의 색깔을 입혀나가야 합니다.
백혜원: 한편 ‘Bean to Bar’는 조금 재미있는 메뉴명으로 구성하고자 합니다. 카페 대부분에서 사용되는 명칭보다는 대학이라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왓두유원트 밀크티”라든지, 청강인의 피로를 책임질 수제 에너지 드링크 “견디셔”, 마시면 절로 음악에 맞춰 헤드뱅잉을 할 것 같은 “헤드뱅쇼” 등으로 피식 웃음이 나오는 메뉴로 진행합니다.
황지희: 마지막 공간은 ‘Grocery Market’입니다. 최근 쇼핑 트렌드를 언급할 때 꽤 많이 사용되죠. 우리나라의 경우 ‘딘앤델루카’를 필두로 일반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브랜드들이 국내에 입점하면서 고급 매장의 대명사로 인식되다가 지금의 콘셉트형 매장으로 생활 밀착형 동네 플랫폼으로 역할을 진화하고 있습니다.
쿨투라도 해월리의 새로운 미식 문화와 문화생활의 연상선이 될 수 있으며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할 수 있는 미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제품의 본질적 기능에 충실하면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마켓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대중은 유행이나 트렌드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머무는 공간에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작은 마켓이나 취향에 맞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상품을 살 수 있는 공간을 원합니다. 공간과 공간을 둘러싼 차별화된 조리 식품과 특화된 패키지 푸드와 물건 하나도 허투루 놓지 않는 감각적인 진열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더 큰 지향점은 온라인 마켓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온라인 판매하는 제품이 역으로 플래그십 스토어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습니다.
청강 길라잡이: 향후 쿨투라의 발전 방향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황지희: 결국 사람이 오가고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힘은 그 공간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인적 인프라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기획하는지,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려고 어떤 프로세스를 수행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지난 시간 쿨투라의 운영은 최선을 다해 근면 성실하게 진행해 왔다고 봅니다. 이제는 ‘생각하고 고민하는 성실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를 수행해낼 수 있는 인적 쇄신 방안을 적극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 황지희(푸드스쿨 교수, 학교기업 쿨투라 센터장 ), 복종대(푸드스쿨 교수, 전 학교기업 쿨투라 센터장), 백혜원(푸드스쿨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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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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