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문화산업대학교

진채윤 : 2학년 때 창작 위주 수업이 정말 많다. ‘웹툰 창작’과 ‘출판 만화 창작’ 같은 수업은 최소한 한 화 분량의 웹툰을 완성하거나, 단편 작품을 완성하여 출판해야 한다. 그러면 한 화라도 일단 ‘완성’을 하게 된다. 이게 정말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공모전을 준비하며 본격적으로 웹툰 작업을 해보니, 생각보다 신경 쓸 공정이 무척 많았다. 선화, 레이어, 명암, 보정…. 이런 것들은 전부 한 번 완성을 해봐야지 쌓이는 경험이다. 그런데 2학년 수업 때 이미 해본 경험이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헤매지 않고 작업할 수 있었다.

 

진채윤 : 솔직히 올해 초까지는 졸업하기 싫었다. 교수님들께서 아주 많은 조언을 해주셨는데, 정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였다. 특히 3학년 졸업 수업은 ‘프로젝트’로 진행하는데, 월요일마다 여섯 시간씩 교수님과 여러 학생이 서로 상담하며 진행하는 수업이다. 1학기 초반에는 제일 진도가 느렸다. 정말 많이 고민하고, 겨우 콘티를 짜서 교수님께 드렸는데 “채윤아, 고쳐. 다 엎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실력이 별로인가?’ 했는데, 교수님의 조언을 토대로 전체를 다 엎은 다음, 다시 가져갔다. 그걸 보신 교수님이 ‘이건 된다’고 하셨다. ‘아, 무작정 안 된다고 하신 게 아니라 내가 정말로 이상하게 했구나’라는 걸 느끼고 다시 처음에 만든 1화를 봤다. 진짜로 이상했다. 만화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 봐줘야 한다는 걸 느꼈다.

 

진채윤 : 학기 초만 해도 아직 남들에게 실력을 보여줄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네이버 공모전을 봤을 때는 왠지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상에 대한 기대보다, 나에게 엄청난 기회와 경험이 될 것만 같았다. 다른 분들 역시 자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 ‘팍’ 꽂히는 느낌이 올 때가 있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 온다면, 한 번 부딪혀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주변에서 많은 도움과 격려를 받기도 했지만, 그래도 본인이 뭔가 ‘이때다’ 싶은 느낌이 오면, 그냥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어릴 때부터 정말로 만화를 좋아했고, 그래서 만화콘텐츠스쿨에 왔다. 그런데 1학년 때는 ‘완전히 관련 없는 학과를 갈 걸 그랬다’는 마음이 잠시 있었다. 만화는 ‘경험’에서 나오는데, 기술이나 작법이 아니라, 완전히 상관없는 여러 경험을 배우고 그걸 만화에 담을 수 있다면 좀 더 내 만화가 특별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만약 다음 작품을 내게 된다면, 이번 작품을 잘 마무리하고 이런저런 경험을 하러 돌아다닌 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