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스팀 출시작, 게임 <여명>의 제작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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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청강 게임콘텐츠스쿨의 박성준, 김승현, 최지은]
「여명」이라는 게임이 있다. 게임 플랫폼 스팀 Steam의 소개 글에는 ‘인류를 지배 중인 AI에 맞선, 시간을 조작할 수 있는 초능력자 마야와 그녀를 돕는 해커 맥스의 여정을 담은 3인칭 슈팅 게임’이라고 되어 있다. 2021년 4월 현재, 총 4,000개가 넘는 리뷰에 별점 네 개 반이 넘는 압도적인 찬사를 얻고 있다.
이 놀랍고 흥미로운 게임은 2020년 게임콘텐츠스쿨 졸업 작품팀 중 하나인 팀 리미티드[Limited]가 만들었다. 이 게임은 스팀 출시와 동시에 게임 스트리머들은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 팀의 구성원은 모두 열다섯 명 남짓이지만, 그중 세 명을 만났다. 메인 프로그래머이자 프로젝트 리더를 맡은 박성준, 배경 원화를 맡은 원화 콘셉트 아티스트 김승현 그리고 게임 더빙과 사운드 작곡을 담당한 최지은이다.
Q:「여명」으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그 반응을 실제로 체감하는지 궁금하다.
박성준 : 사실 처음 프로젝트를 완료한 직후에는 그렇게 큰 체감이 되지 않았는데, 스팀에 올린 이후 갑자기 예상보다 확 뛰었다. 게임 스트리머들이 플레이했을 때는 카카오톡 창이 엄청나게 울렸다. 그때 비로소 실감했다. 오프라인으로 시연하지 못하고 온라인만으로 전개해서 지속적인 반응을 얻는 게 어려웠는데, 한 번에 갑자기 펑 터져서 매우 만족스럽다.
Q: 처음부터 스팀 출시를 목표로 했나?
박성준 : 초반부터 계획했다. 이전까지 학교에서 제작하는 졸업 작품은 외부에 공개는 하지만, 사실 대중에게 알려지는 부분은 적었다.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서 많은 사람이 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렇게 밀어붙이게 되었다.
Q: 졸업 작품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는데, 사실 이런 게임은 한 명이 만들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팀이 있고, 그 안에 수많은 개발 과정과 조율을 거친 후 하나의 결과물이 나타난 셈이다. 실제로 이 작업을 진행하며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텐데.
김승현 : 배경 쪽은 어떻게 보면 초반 작업이 제일 힘들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글로 설명된 기획서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야 하니까. 첫 스테이지는 ‘상점가’인데, 어떤 식으로 되어 있고, 어떤 분위기이며, 어떤 시간대인지 고민하고 그려내야 했다. 배경 팀과도 회의를 거쳐서 통과되어야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작업을 자주 해서 서로 조금씩 다른 생각을 조율하는 구간이 쉽지 않았다.
최지은 : 두분에 비하면 고생하지 않은 편이다. 다만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서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어려웠다.
박성준 : 승현 군이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데, 가장 처음 콘셉트를 잡을 때, 아직 시각적인 무언가가 나오지 않았을 때가 제일 힘든 시기이다. 모두가 결국 ‘우리는 총을 쏘는 슈팅 게임을 만들 거야’라고 말하지만, 사실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장르도, 게임 방식도, 시스템과 비주얼까지 더하면 셀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이걸 작업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모두의 생각을 하나로 모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일단 빠르게 ‘프로토타입 빌드’를 만들었다. 직접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서 플레이할 수 있게 하고 팀원들과 공통의 생각을 정리해나
갔다.
[‘이게 대학생이 만든 게임이라고요?’ <여명>은 온라인 유명 게임 스트리머들의 릴레이 플레이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 이미지 출처:Twich, 풍월량의 게임방송]
Q: 단순히 졸업 게임을 스팀에 올렸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압도적으로 게이머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게 사실 굉장한 일이다. 게이머들은 그만큼 냉정한 집단이니까 말이다. 실제로 피드백을 받기 시작했을 때의 느낌은.
Q: 게임을 만들고 싶은 학생들이 앞으로도 게임콘텐츠스쿨에 입학할 것이다. 개발자이자 게이머이며 선배로서, 더 어린 친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박성준 : 여전히 계속 헤매면서 앞으로 가는 과정이라서 이게 정말 맞는 말인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게임 개발자라면 정말로 게임을 많이 좋아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게임 개발자의 길을 걷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그러면 본인이 일 자체를 아주 힘들어 한다. 만일 아직 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상태라면, 본인이 정말로 게임을 만드는 게 좋은 건지, 아니면 하는 게 좋은 건지 먼저 구분한 다음에 결정했으면 한다. 게임콘텐츠스쿨에 오기로 했다면 정말로 열심히, 같이 달리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지은 : 많이 헤매봤으면 좋겠다. 이것저것 많이 해보면서. 당장 확신이 들지 않고, 잠깐 실패라고 부르는 것조차 나중에 굉장한 도움이 된다.
박성준 : 게임을 만들 때, 단순히 ‘말’로 하면 팀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보통 레퍼런스를 많이 제시하는데, 이게 제법 광범위해서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화, 웹툰 등 다른 매체를 편하고 넓게 경험해보면 좋겠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제작자, 기획자 혹은 개발자로서 훗날 의사소통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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