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느끼며 하나되는 시간. 청현재 단오행사
  • 작성일 2015-07-17
  • 작성자 Chungkang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전통을 되새기며 조상들의 얼을 느끼는 시간은 매우 부족하다. 시대가 발전할수록 옛 것에 대한 중요성과 의미는 점점 퇴색되어간다. 달력에 체크된 여러 절기들 중 몇몇은 그 유래조차 파악할 수 없는 형식적인 달력상의 알림이 되어버렸거나 설화와 같이 굉장히 신기하고 생소한 옛이야기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전통을 직접 체험하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은 현대화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자신의 뿌리를 찾아 선조들의 지혜와 풍습을 답습해 나아가는 시간은 결국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다시금 고찰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음력 5월 5일 단오를 맞이하여 6월 19일 금요일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이하 청강대)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전통 한옥 ‘청현재’ 내에서는 단오 행사를 위하여 손님맞이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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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현재’에 안에 들어서자 맛있는 매실차를 마실 수 있었다. 그 옆 테이블에서는 푸드 스쿨 학생들이 손수 만드는 전통 팔찌인 ‘장명루’를 판매하였고 ‘청현재’가 그려져있는 부채를 판매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로 전통행사의 분위기를 살리려 구석구석 디테일하게 신경 쓴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청현재 행사를 위하여 준비한 장명루와 부채. 참석한 내외빈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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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의 단오 행사는 교내의 많은 사람들이 여름 장마와 질병을 건강히 잘 넘겨보자는 의미에서 진행되었다. 메르스가 생각보다 심하게 확산되어 모두가 걱정하던 시기였기에 내외적으로 많은 염려가 있었지만 다행히도 발병자 없이 안전하게 지나가게 되었다. 단오의 행사가 그러한 긍정적인 상황들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학교의 여러 역경과 위기 상황을 함께 뭉쳐 대응해 나가던 구성원들의 끈끈함과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이날 단오 행사와 맞물려 보다 돈독해지고 긍정적인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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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행사에 참석한 이사장님 및 비롯한 내 외빈의 모습

 

이번 행사는 무형문화재 선생님들과 이사장님, 학장님, 총장님을 비롯한 여러 내, 외빈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청강대의 교육지원처 기획 아래 진행된 이번 단오 행사에서 마련되었던 맛있는 음식들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신명나는 잔치에 빠질 수 없는 다양한 음식은 그 분위기를 배가 시켰다. 맛깔나는 부침개와 오장동에서 특별히 공수해 온 국수, 쑥떡 무오징어무침 등의 맛있는 전통 음식 들은 함께 모인 구성원들의 마음을 풍족하게 채워주기 충분하였다.

이번 행사에는 총 16명의 무형문화재 선생님들과 전수교육 조교분들이 참여하여 굿놀이 판을 벌였다. ‘동해안 별신굿’과 ‘서해안 배연신굿’으로 구성된 이번 굿놀이 행사는 단오축제의 하이라이트였다

 

 ‘문굿’을 진행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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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별신굿은 ‘문굿’과 ‘액몰이굿’ 2가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이날 먼저 진행된 굿은 ‘문굿’이었는데 ‘문굿’은 ‘동해안 별신굿’의 무녀와 악사 분께서 ‘쳥현재’의 대문 앞에 자리 잡고 진행되었다. 집으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굿으로 올 한 해 우리 교정 내에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 앞에서 막고 밖으로 몰아내는 뜻을 담았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전통 굿판이 시작되고 행사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함께 흥겨움을 나눴다.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우물굿’의 진행모습

 

‘문굿’ 이후 ‘청현재’ 건물 뒤에 있는 우물가로 자리를 옮겨 ‘액몰이굿’인 ‘우물굿’을 진행하였다. 생명의 근원인 물로 하여금 이번 단오 행사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에게 무병장수를 해치는 나쁜 기운들을 몰아내는 의식을 치렀다. ‘동해안 별신굿’이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기대감 가득한 시간이었다면 ‘서해안 배연신굿’의 시작은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축제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배연신굿’의 시작은 한옥의 우아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청현재’ 앞마당에서 진행됐기에 그 분위기와 전통의 느낌이 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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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신굿’은 ‘에밀량’(배치기)와 ‘뱃소리’ 그리고 ‘성주굿’ 이렇게 3가지로 분류된다. ‘에밀량’은 서해안의 용왕인 임경업 장군을 칭송하는 명칭으로 또 다른 말로 ‘배치기’라고 부른다. ‘에밀량’이 끝난 후 ‘뱃소리’를 진행했다. ‘뱃소리’는 황해도 앞바다부터 칠산 윗 바다까지 뱃사람들이 물고기를 잡으면서 불렀다는 소리라고 한다. 이 뱃소리도 여러 과정으로 나뉘는데 배젓는 소리, 그물 넣는 소리, 쟁기질(소가 끄는 쟁기가 아니라 그물을 당기는 행동을 뜻함) 소리로 나누어진다. 굿의 종류와 진행과정 그리고 각각의 굿에 대한 특징을 알아가고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은 일상의 평범함에 소소한 즐거움과 신선함으로 다가왔으며 전통에 대한 소중한 체험과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기도 했다.

 

 ‘배연신굿’을 진행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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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기’를 마친 후 행사에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의 건강과 한 해의 행복을 빌어주는 ‘성주굿’을 거쳐 ‘바당굿’으로 넘어가고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그동안 몰랐던 우리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전통에 대한 흥겨움은 구성원들이 하나 되는 모습을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지금 적는 글로 이날의 분위기를 전부 옮기기는 부족할 정도의 즐겁고 신명 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

 

멋진 한옥에서 잘 차려진 음식과 안녕을 기원하는 굿으로 단오라는 우리의 전통 절기를 멋지게 경험할 수 있었음에 무척이나 감사하다.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은 생각보다 흔치 않다.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고 있음은 선조들의 지혜와 생활에서 비롯된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잊지말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의미를 잊지 않고 우리가 누구인지 기억하며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글 이민섭/ 학생기자단

 사진 이민섭/ 학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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