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시선]만화책을 펼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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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창작전공 박인하교수
1990년대 중반, 만화가 좋아 만화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글을 쓰던 시절이었다. 당시 나는 일간지 신춘문예 만화평론 부문에 당선됐다. 순전히 ‘운빨’이라고 생각한다. (신춘문예 만화평론은 다섯 해인가 지속됐다가 사라졌다.) 햇병아리, 얼치기 평론가이지만, 다른 글쟁이들의 만화에 대한 비유는 영 거슬렸다. 특히 영화평에 자주 등장한 문장이었는데, 뭔가 이야기 전개가 느슨하거나 황당한 연출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만화 같은’이라는 수식이 등장했다. 난 이 수식을 참 싫어했다. 만화를 무시한다고 분개하기도 했고, 그런 표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자본과 비평이 만나 활짝 피어나던 영화산업, 영화문화가 부러웠고 배아팠다.만화 같은 영화, 만화 같은 드라마, 만화 같은 뮤직 비디오, 만화 같은 인생…. 리얼리티가 떨어지거나, 스테레오 타입이거나 아무튼 뭔가 좀 부족한 모든 것들을 전부 만화 같았다고들 했다. 그게 정말 싫었고, 만화 안에 내재한 가치를 찾으려 동분서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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