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젊음을 노래하라! 2015 청강체전 스케치
  • 작성일 2015-06-11
  • 작성자 Chungkang

푸르른 젊음을 노래하라! 2015 청강체전 스케치

 

5월의 끝자락, 정수리가 얼얼해질 정도로 더운 여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어떤 열기가 청춘의 열정만큼이나 뜨거울 수 있겠는가. 큰 구름으로도 가릴 수 없는 쨍쨍한 햇살 속 뜨거운 폭염이었지만 청강 학우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넘실대는 젊음의 시원함으로 청강 체전을 맞이하였다.

 

 시작전 정정당당한 게임을 위한 선서와 국민체조시간

 

개회식은 모두의 기억 속에 어렴풋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국민체조로 시작되었다. 오랜만의 어색함 탓인지 부끄러움 탓인지 어정쩡한 모습으로 구령에 맞춰 움직이는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니 피식피식 웃음이 남과 동시에 고등학교 시절의 체육대회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난 학창시절과 같이 동일하게 같은 옷을 맞춰 입고 운동장에 서 있지만 어느새 반 티라는 이름에서 과 티라는 명칭으로 바뀌었고, 십 대에서 이십 대가 되었다. 불과 1~2년 사이 삶의 큰 부분이 변화했다는 사실을 왜 그런지 그 순간만큼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무렴 어떠랴 확실한 건 지금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푸른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이를 마음껏 누릴 특권을 지니고 있으니!

 

게임에 참여하는 학우들과 물총놀이로 즐거운 학우들, 즐거운 프로그램들은 체전의 열기를 식혀주기 충분했다. 

작년 우승 스쿨인 뮤지컬 스쿨이 우승기를 반납하러 구령대 앞으로 달려가며 깃발을 휘날릴 때, 이상하게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언젠가, 체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운동장을 돈다는 뮤지컬 스쿨의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이유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휘날리는 깃발과 환호하는 뮤지컬 스쿨의 모습에 그저 말없이 손뼉을 쳐 줄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을 때, 학생들은 두 무리로 나누어졌다. 게임에 참여하고, 열심히 응원하는 학우들, 체전의 승패는 상관없이 물총놀이를 즐기는 학우들. 상황에 따라 그렇게 땀에 젖었고 물에 젖어 흥겨운 젊음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경기의 우승 팀은 뮤지컬 스쿨! 확성기를 통한 진행자의 목소리가 운동장을 울리고, 뮤지컬 스쿨의 환호소리가 뒤따라 함께 울렸을 때, 조금 전에 느꼈던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뜨겁던 열기는 잠시 잠잠해졌다. 오전 경기 내내 뮤지컬 스쿨의 압도적 승리로 점철되었고. 타 스쿨들의 의욕은 하나둘 사그라져갔다. 나는 물총놀이로 흠뻑 젖은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학생회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을 때 뮤지컬 스쿨이 폐회식에서 다시 한 번 깃발을 휘두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뭐 아무렴 어떠랴 이렇게 된 이상 승패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는가. 청강 가족들과 함께 나누는 친목의 시간이지 경쟁을 하는 숨 막히는 시간은 아니라고 나를 위로했다. 아무리 따져봐도 백번 맞는 생각이었다.

 

 폭염이라는 일기예보처럼 뜨거운 하루였던 청강체전 하지만 학생들의 즐거움은 더해갔다

 

점심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오후의 체전을 알리는 체전의 하이라이트, 체전의 꽃 치어리더 대회가 시작되었다. 새내기들의 활기차고 발랄한 안무는 복학생 선배들의 애간장을 태우기 충분했다. 굵디굵은 목소리로 “유교와 짱”을 외쳐대는 복학생 선배들의 모습을 애써 외면하기도 무척 쉽지 않은 일이었다. 새내기의 발랄함에 모든 시름을 내려놓고 열광하는 그들 역시 오늘의 승패 따위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보낸 듯 중요치 않아 보였다.

 

게임콘텐츠스쿨 학생들의 단체사진

뜨거운 햇살에 점심시간 동안 모두 말라버린 머리와 옷은 열혈 물총 전쟁으로 어느새 다시 원상복귀되었다. 걸을 때마다 물을 뚝뚝 흘리며 한 손에는 물총을, 다른 한 손에는 물통을 들고서 운동장을 배회하는 학우들이 하나둘 다시금 늘어나기 시작했다. 체전이 시작되기 전 나의 고운 피부가 혹여 노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덕지덕지 발라놓은 선크림은 정신을 차려보니 씻겨 나간 지 이미 오래였고, 물총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로를 향한 사랑의 물줄기들은 그동안 쌓아놓은 걱정들을 털어내기 충분했다.

 

점심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출해지는 뱃속을 달래기 에듀플렉스 앞 장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푸드 스쿨 및 각각의 스쿨에 서 준비한 축제음식들을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가격도 저렴해 연신 먹게 된다. 어느 순간 시계를 확인하니 체전은 어느새 막바지, 여전히 뮤지컬 스쿨에서는 힘찬 환호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맛있는 간식들이 마련된 에듀플렉스 앞 장터, 축제를 즐기는 많은 학생들이 찾아주었다.

 

체전의 마지막은 언제나 계주다. 모두가 운동장에 빙 둘러앉아 달릴 준비를 하는 선수들을 선망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번에야말로 우리 스쿨이 우승을 거머쥘 수 있도록 응원이 소리가 커져가고, 마지막이라는 아쉬움도 함께 커져나간다.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 울림과 동시에 선수들이 출발했다. 가만히 앉아만 있는 학우들이 느끼기에는 아주 빠른 자동차가 지나가는 상황이 연상될 정도의 속도로 두세 명의 선수가 휙휙 앞을 지나간다. 결국 골인 지점의 테이프를 끊은 스쿨은 뮤지컬스쿨!

 

뮤지컬스쿨의 최종우승을 확인하는 계주와 환호하는 뮤지컬스쿨 무대미술과 학우들 

 

폐회식은 생각했던 대로 뮤지컬 스쿨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조금씩 치쳐있는 다른 스쿨과는 다르게 전혀 피곤한 기색 없이 소리치고 환호하며 손뼉 치는 뮤지컬 스쿨의 모습에 “아… 저것이 바로 우승을 할 수 있는 열정이구나”라고 모두들 생각했는지 운동장에 모인 학우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뮤지컬 스쿨 무대미술과의 우승을 축하해 주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한참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옷을 바라보며 그래도 즐겁고 만족스러운 하루였다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내년에는 우리 스쿨이 우승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니어도 상관없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올해만 같아라.

글 배은채/ 학생기자단

사진 이민섭, 홍현규 / 학생기자단, 입학홍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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