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 동문 <지금 우리 학교는>의 주동근 작가를 만나다!
  • 작성일 2022-02-11
  • 작성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CK Culture Post에서 넷플릭스 최고의 화제작 <지금 우리 학교는>의 원작 웹툰 작가이신 주동근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주동근 작가님은 청강 애니메이션학과 02학번 동문으로, 청강의 후배님들을 위한 이번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셨답니다!😆

 

 

 

Q. 반갑습니다 작가님! <지금 우리 학교는> 원작의 드라마가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기분이 어떠신지요?

 

너무 기쁘고요. 감독님과 모든 스태프, 배우님들의 애정과 노력이 모두 모여 좋은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생각을 해요.

이제 저 혼자만의<지금 우리 학교는>이 아닌것 같아서 더욱더 기쁘게 생각됩니다. 

 

Q. <지금 우리 학교는> 드라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있다면 어떤 장면인가요? 

 

전체적으로 다 마음에 들었고요 12부작인 만큼 단 한 장면만 선택하기엔 좋았던 씬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단 하나만 선택하라면 초반부에 급식실 씬입니다.

좀비 사태가 막 발생한 시점에서 긴 롱테이크로 연출된 장면이 정말 압권이었어요.

이걸 어떻게 찍었나 싶을 만큼 놀라운 씬이었습니다.

 

Q. <지금 우리 학교는>의 드라마와 원작을 비교한다면 작가님이 생각했을 때 원작과 가장 일치하는 캐스팅은 누구인가요?

 

이건 촬영장에 가서 배우님들 앞에서도 받은 질문이었는데요. 답변드리지 않았어요ㅎㅎ

배우님들 모두 웹툰 속에서 튀어나온듯해서 전부 다 굿캐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 우리 학교는>을 처음 구상하실 때의 모티브가 있었다면? 그리고 일반적인 재난물, 공포물이 아닌 ‘좀비’가 등장하는 스토리를 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영화<28일후><새벽의 저주>를 굉장히 인상 깊게 봤어요. 언제가 한국판 좀비 아포칼립스 영화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대학교 졸업 후 웹툰을 준비하면서 선택한 것이 좀비였고요. 좋아했던 장르였던 만큼 만들면서도 재밌게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웹툰 원작. 2009년 네이버웹툰을 통해 연재되었다.]

 

 

Q. 대한민국의 고등학교라는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의 특색과 다양한 아이템들을 흥미롭게 구상했다고 생각되는데요, 어떻게 고민하고 선정하셨는지요?

 

계산적으로 구상했던 건 아니에요. 좀비물을 선택하고 장소를 선택했을 때 제가 가장 잘 아는 곳을 해야만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었던 곳이 ‘학교’ 였습니다. 다양한 학교중에 고등학교로 잡은 이유는 아직 사회를 배워가는 학생이란 점이었습니다.

육체적으로는 성숙하나 정신적으로는 어른과 아이의 중간쯤에 놓여있는 고등학생이 적합하다 생각했습니다.

가장 용감할 수도 있고 가장 감정적일 수도 있는 그 시기에 좀비란 재난을 맞게 됐을때를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지금 우리 학교는>의 청산, 온조, 이삭이, 남라… 등 캐릭터들의 이름이 독특하면서도 예뻐요. 등장인물의 이름은 어떻게 지으시는지요?

 

온조는 따뜻한 친구의 느낌을 주도록 지어졌고 남라는 ‘남빛 비단’이란 뜻으로 뭔가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 같아서 였어요.

피의 붉은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남색이 되듯 면역자 남라를 표현하기 딱 어울리는 이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이름이 하나같이 다 독특하면 몰입도가 떨어질 거라 생각했어요. 

물론 후속작이었던 <강시대소동>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름이 죄다 독특하지만

<지금 우리 학교는>은 다소 진지하고 사실적인 재난을 그려 내고 싶었기 때문에 작명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주요 캐릭터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이름을 독특하게 가져가고

그 주변 학생들은 최대한 평범한 이름들을 가져가려고 했습니다. 나연,경수,미진처럼요.

물론 이름이 독특하지 않다고해서 그 캐릭터를 애정 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극의 집중을 위해 밸런스를 어느 정도 맞추고 싶었습니다.

 

Q.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등장인물이 꽤 많이 나오는데, 캐릭터 중 본인의 학창시절과 가장 가까운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온조와 청산의 중간쯤이 아닐까 싶어요.

때론 온조였다가 때론 청산의 모습이 저와 가장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작가님이 만약 작품의 등장인물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행동하셨을까요?

 

이것도 온조나 청산이 같은 친구와 많이 닮아있을것 같아요.

청산이처럼 친구를 위해 무언가 해야할땐 하고 온조처럼 분열된 친구들을 다독이는 그런 역할할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남라처럼 이성적이고 똑똑한쪽은 못돼서 그런 친구를 믿고 경청하는 쪽일것 같습니다.  

 

[청강대 애니메이션학과 재학시절의 주동근 작가]

 

 

Q. 위 질문과 이어서… 작가님은 학창시절에 어떤 학생이었나요?

 

나름 조용했다고는 생각하지만 친한 친구들 앞에선 또 재밌는 친구였거든요.

생각해 보니 낯을 좀 가렸던 것 같아요. 친해지면 무장해제되는 그런 친구였죠.

고등학교 때 미술부 활동을 3년도 안 했기때문에 그림 그리는애로 통했던것 같습니다.

 

Q. 작가님이 그동안 작업하셨던 작품들을 소개해주세요. 그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이나 작업하면서 힘들었던작품이 있다면?

 

우선 대학교 시절에 알바로 웹툰을 했었어요. 2007년에 아이쿠키라는 플랫폼에 <패러디어>라는 이름의 웹툰을 20회 연재했고요.

그해 졸업작품으로 애니메이션<숨 쉬어>를 팀원들과 작업했죠. 2008년에<지금 우리 학교는>을 만들기 시작해서 2009년에 정식 연재가 되었어요.

그리고 후속작 <강시대소동>,<귀도>에 이어 현재는 <아도나이>를 연재중입니다.

 

모든 작품을 애정하고요. 힘들었던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당연히<지금 우리 학교는>입니다.

첫 장편이었고 노하우가 없다 보니 꽤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구상하실 때 모티브로부터 스토리로 완성되는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하시는지요? 그리고 스토리 작업이 다 마무리가 된 후에 그림작업에 들어가는지 아니면 함께 진행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스토리가 전부 완성된 상태에서 그림 작업이 들어가요.

아이디어는 언제 번뜩일지 몰라 급하게 수정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큰 줄기를 정해놓고 좀더 디테일한 작업들을 매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무조건 들어가야 해’ 라는 아이디어가 마감 직전에 들 때도 있어서 난감할때가 간혹 있습니다. 

 

[청강 애니메이션학과 재학시절 제작한 졸업작품 <숨쉬어> 스틸컷]

 

 

Q. 그림의 묘한 분위기 덕분에 작품의 독특함이 더욱 살아나는 것 같아요. 콘티, 그림, 채색 등의 전 과정을 혼자하시는 이유가 있으실까요? 그리고 앞으로 협업을 할 계획은 없으신지요?

 

그림을 잘 그린다기보다는 그림을 열심히 그리는 편입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파고드는 성격 때문에 웹툰 작업이 초창기엔 많이 힘들었어요.

일주일 마감을 지켜야 하는 시스템에 어울리지 않는 그림체기도 했고 무엇보다 작업 방식이 남들과는 달랐습니다.

선으로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히고 하는 기본적인 방법이 아닌 면으로 형태를 잡아나가는 이상한 방법으로 그렸어요.

지금은 그 방법이 저한테는 편해서 쓰고는 있지만 남들에게 추천하기는 힘든 작업 방식인 것 같아요. 사실 전문적이지도 않고 비효율적이죠.

어시스트를 구한다면 이 특이한 그림체를 맡길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팀 작업이 망설여지더라고요.

요즘 웹툰은 팀을 이뤄 많이 그려서 그런지 일주일에 만들 수 있는 분량도 훨씬 늘어났더라고요.

아직 혼자서 작업 중이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다음 작품부터는 팀을 만들어볼까 깊이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Q. <지금 우리 학교는> 웹툰이 해외에 많이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해외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로 주석을 달거나 내용을 일부 변형한 부분이 혹시 있는지요?

 

제가 따로 하는 일은 없고요. 해외파트는 네이버 웹툰 번역팀에서 잘 해주고 계신걸로 알고있습니다.

번역을 잘해주셔서 그런지 해외 팬들도 제 개인 SNS로 웹툰 잘봤다고 댓글을 남겨주시더라고요.

 

Q. 현재 연재하고 계신 <아도나이>에 대하여 소개 부탁드립니다. 

 

외계인을 추종하는 사이비 종교에 잠입하는 기자의 취재기를 다룬 내용입니다.

종말론 내세우며 신도들을 모으고있는 <앙천회>라는 미스테리한 단체의 신도로

위장 잠입한 기자가 겪는 아찔한 순간들을 그려낸 웹툰인데요.

색다른 이야기를 경험해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청강대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하셨는데요, 졸업작품을 제작하실 때 어떠셨나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3명이 팀을 이뤄 2D작품 <숨 쉬어>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어요.

아무래도 서로의 그림체가 제각각이라 맞추기 힘들었지만 별문제 없이 잘 마무리된 것 같아요.

당시 3D가 워낙 인기여서 2D 작품을 내는 팀이 적었는데 막상 완성하고 나니 뿌듯하더라고요.

뭔가 판소리를 계승한 느낌이 들었달까요. 이후 졸업작품<숨 쉬어>로 SBS 애니 갤러리에 나간 적이 있어요.

방송에 나갈 정도면 못 만들지는 않았구나 싶어서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이 내뱉은 것 같습니다.

 

Q.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것이 웹툰 작업을 할 때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순수미술을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연필과 물감, 종이만 있으면 되니까요.

그만큼 새로운 프로그램을 잘 다루진 못합니다. 시대가 바뀌어 새로운 프로그램이 계속 나오고 있고

표현되는 매체도 꾸준히 바뀌어가고 있어요. 작업 속도를 올리기 위해선 반드시 배워야 했고

시대를 따라가기 위해서라도 배워야만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프로그램 배우는 속도가 늦긴 했지만

그래도 애니메이션과를 나와서 뒤쳐지지않기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있어요.

포토샵은 그때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고 지금도 잘 쓰고 있죠.

그외에도 스토리 구축하는법, 영화적인 기법을 많이 배우게 되는데요 배워두면 다 도움되더라고요.

 

제일 중요한 건 열정적인 친구들입니다.

애니메이션이나 웹툰에 열정적인 친구가 주변에 있다면 본인도 모르게 성장하게 되있거든요.

다같이 성장할 수 있는곳이 학교이기에 그곳에서 많은 경험을 얻을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Q.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학생들 중 웹툰작가를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후배 여러분, 꿈꾸던 일 모두 이루시길 바라고

그 꿈을 이뤘을 때 다시 또 후배에게 좋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선순환이 계속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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