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 만화가 최호철

청강문화산업대학교는 1993년 학원 설립허가를 받고 세세한 마스터플랜에 따라 터를 닦아 1994년 처음 건물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계획성 없이 난개발하듯 건물을 올리는 여느 대학과는 달리 초기 마스터플랜에 의해 건물을 짓고 있죠.)

현재 콘텐츠스쿨의 주력 건물인 ‘현재 1, 2, 3관’을 제일 먼저 짓기 시작했다네요. 현재관에 대학 본부며 식당, 도서관, 강의실 등 대학에 필요한 시설이 다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터를 닦으면서 원래 있던 나무들을 베지 않고 포천농장에 옮겨심었다가 터닦기가 끝난 다음 조경계획에 맞추어 다시 옮겨심어 길지 않은 학교 역사에 비해 울창한 나무들에 둘러쌓여 있을 수 있게 되었다 합니다. 교정에 나무들이 왜그리 이쁜지 아시겠죠?

두번째 건물은 현재 학생식당과 만화영상도서관이 있는 ‘인간사랑관’
2000년까지는 애니메이션과가 이 건물에 있었고 디자인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습니다.
1996년도부터 신입생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러니 제일 윗 선배가 96학번이라고 보시면됩니다.

다음엔 지붕이 삼각형인 산학협력관을 지었는데, 현재는 공연장 '뮤지컬하우스 숨'이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기숙사(청강학사)’를 지었다네요. 당시에는 건물 전체를 기숙사로 쓰이진 않았구요.
운동장 쪽 오른쪽 건물의 일부는 교양강의를 하는 강의실이 있었습니다.
기숙사는 현재처럼 남녀가 다른 건물을 쓰는 게 아니라 같은 건물에서 구역이 나뉘어 있었지요.

다음에 지은 건물이 대학본부로 쓰고 있는 ‘청강홀’입니다. 2001년에 지었지요.
그 전까지 대학본부는 현재 콘텐츠스쿨이 사용하고 있는 현재 1관에 위치하고 있었답니다.

‘청강홀’과 거의 동시에 지은 건물이 체육관 ‘에듀플렉스’입니다.
그전까지는 전교생이 모일 수 있는 곳은 운동장밖에 없었지요.
에듀플렉스를 지은 다음부터는 입학식이며 졸업식 등을 제대로 분위기 있게 할 수 있게 되었지요.
비가 오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곳이 생긴 셈이죠.

2002년에는 맨 위에 ‘문화사랑관’이 지어졌지요. 당시에는 2층까지만 올렸어요.
첫 전경 그림이 마음에 안들어 학교가 작년그림을 공식적으로 쓸까봐 두려운 마음이 날이갈수록 커지더라구요. 마음에 안드는 그림이 퍼져나가는 걸 우리 업계에서는 '전과기록'이 떠돈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2002년 자발적으로 다시 전경 그림을 그렸지요.

하지만 그 다음해 1년도 안되어 전면적으로 다시 그릴 일이 생겼습니다.
2006년 개교 10주년 기념사업중, 10년의 대학역사를 정리하는 일이 있었는데 거기에도 전경 그림이 쓰일 예정이었죠. 하지만 역사책에 들어가는 그림으로서는 2002년판이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동그랗게 말아쥐는 듯한 아담한 분위기의 학교 그림 말고 다른 그림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좀더 객곽적이고, 광활하고, 힘이 넘치는 그림이어야 했어요. 함께 역사편찬쪽 일을 맡게 된 교수님들도 새로운 그림이었으면 하는 눈치였구요. 해서 학교 전체를 옆으로 주욱 늘어놓는 구도의 그림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본 이 구도는 이전 그림과는 달리 학교 자체가 가진 덩어리를 더 실감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 그렸던 그림들에서는 정문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제가 속했던 전공 건물(현재3관)이 더 먼저 보이길 바라는 이기심 같은게 뒤섞여서 그런지 이렇게 펼쳐진 구도를 그려볼 생각은 못했으니까요.

2006년 완성해서 청강문화산업대학 10년 역사를 정리한 책에 들어간 그림입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공작소 '숨'자리에 테니스장과 옛 도자디자인과 가건물이 아직 그대로죠?
당시 가건물에서는 신설 ‘무대디자인과’의 실습실이 자리잡고 있었지요.
현재관 오른쪽 옆에도 완전 공터입니다. 창작마을이 없었고 콘테이너박스가 몇개가 자리잡고 있었답니다.

어쨌든 6년만에 내린 결론은 학교 전경을 이 방향에서 그리는 것이 제일 나은 것 같다는 것이었죠.
이 다음부터는 학교에서 이 그림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학교 맵으로도 쓰고 특히 금연장소를 표시할때 예전 그림보다 명확하게 느껴졌구요.

2008년엔 공작소 '숨'과 '창작마을'이 들어섰습니다. 2005년 이후 큰 변화가 일어난 셈이죠.
다행히 2006년도 판이 학교 땅을 실제 비례에 맞도록 그려놓았기 때문에 어렵지않게 새로운 건물들을 추가할수 있었지요. 당시 창작마을은 다 지어진것이 아니어서 건축사의 조감도와 설계도를 참고하여 그릴 수 밖에 없었으므로 나중에 실제 지어진 모습과 좀 다른 면이 생겼어요.
공작소 '숨'은 좀 작아보여서 실제보다 크게 그렸답니다.

2009년 가건물 자리에 중소기업훈련센터(아람관)이 2층규모로 들어섰죠.
지난 그림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그려넣었던 공작소 '숨'은 아람관과의 비례때문에 원래 크기대로 돌아왔답니다.

2011년 4월 가장 최근의 학교 전경 그림입니다. 아람관이 4층으로 증축을 할 예정이라 그에 맞춰 그린 것입니다. 아람관만 올리려고 그림을 만지려다 보니 창작마을 입구며 남자기숙사 모양이 실제와 달라 고치느라 남몰래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운동장에 인조잔디 깐것과 농구장으로 변한 주차장, 현재관 옥상의 공원등 바꿀게 꽤 있었습니다.
학교가 나날이 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위 그림은 2001년, 제가 학교에 와서 처음 그린 학교전경그림의 선화입니다.
개교5주년기념행사 팜플렛에 넣을 전경그림을 학교측으로 부터 부탁 받은 것이지요
대개 그런 조감도 같은 그림은 건축회사등에서 주로 하기에 만화가, 그림쟁이 입장에서 잘 안되면 망신스러울것 같기도 하고 많이 해본일이 아니어서 부담스러웠지만~
뭐 워낙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즐기는 데다가 온 지 1년도 안된 새내기교수이기도 해서 거절못하고 시작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어울림관에 동아리실들이 있지요? 아래그림에 어울림관 자리에 보면 콘테이너들이 있습니다.
여름에 달구어지고 겨울에 얼어버리는 바로 그곳에 초기 학교 공식 동아리방들이 자리잡고 있었답니다. 그 콘테이너 자리를 탐내는 동아리들도 적지 않았구요.

그리려니 건물 이름도 모르고 누구에게 뭘 물어봐야 하는지도 잘 몰라 뭐가 뭔지 헤매면서 그저 교정을 한없이 거닐었던 생각이 납니다.
워낙 자연환경이 좋으니 거닐 때마다 마음이 좋아지더라구요. 어느 건물이 어디에 얼마 정도의 높이와 각도로 자리 잡고 있는지 제대로 아는데만 해도 한창 시간이 걸렸습니다.
5주년 팜플렛 제작에 턱걸이 마감을 하며 그림을 그렸건만, 다 그리고 나니까 우리 학교의 자랑인 나무들을 한 그루도 안 그린것 있죠. 완전 썰렁한 그림이 되고 말았어요.
나무가 배경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크게 배운 그림이었죠! 게다가 버스 승차장 30미터 위쪽쯤에서 바라본 그림으로 그리다 보니 앞쪽의 건물은 크고 뒤쪽 건물은 상대적으로 너무 작게 그려져서 뒤쪽 건물을 쓰고 있는 분들이 서운해할 것 같아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답니다.

이번에는 나무들을 충분히 심어보려 했고 건물 크기도 멀리 있다고 작아 보이지 않게 하려고 구도를 잡는데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도 1년 이상 청강에 몸담은 사람답게 나름의 청강의 느낌을 표현하려 했답니다. 몽실몽실한 꿈이 부푸는 듯한 소프트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을 주려 했지요. 해서 곡선으로 동그랗게 말아 쥐는 것 같은 구도로 그려보았는데 그게 제 마음에는 들었습니다. 공동체라는 느낌도 있는 것 같고.

2005년 문화사랑관을 4층으로 증축하고 학생회관인 어울림관도 완성된 모습입니다.
이제부터 새로 지은 건물이 나오면 이런식으로 업데이트만 하면되겠구나 싶었지요.
그리고 이제 학교를 다시 새롭게 그릴 일은 없을 거라 여겼지요.

하지만 그 다음 해 1년도 안되어 전면적으로 다시 그릴 일이 생겼습니다. 2006년 개교 10주년 기념사업중, 10년의 대학역사를 정리하는 일이 있었는데 거기에도 전경그림이 쓰일 예정이었죠. 하지만 역사책에 들어가는 그림으로서는 2002년판이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프트아이스크림 같이 동그랗게 말아 쥐는 듯한 아담한 분위기의 학교 그림 말고 다른 그림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좀더 객관적이고, 광활하고, 힘이 넘치는 그림이어야 했어요.
함께 역사편찬 쪽 일을 맡게 된 교수님들도 새로운 그림이 있었으면 하는 눈치였구요. 해서 학교 전체를 옆으로 주욱 늘어놓는 구도의 그림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본 이구도는 이전그림과는 달리 학교자체가 가진 덩어리를 더 실감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 그렸던 그림들에서는 너무 정문 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제가 속했던 전공 건물(현재3관)이 더 먼저 보이길 바라는 이기심 같은 게 뒤섞여서 그런지 이렇게 펼쳐진 구도를 그려볼 생각은 못했으니까요.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본 이구도는 이전그림과는 달리 학교자체가 가진 덩어리를 더 실감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 그렸던 그림들에서는 너무 정문 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제가 속했던 전공 건물(현재3관)이 더 먼저 보이길 바라는 이기심 같은 게 뒤섞여서 그런지 이렇게 펼쳐진 구도를 그려볼 생각은 못했으니까요.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본 이구도는 이전그림과는 달리 학교자체가 가진 덩어리를 더 실감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 그렸던 그림들에서는 너무 정문 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제가 속했던 전공 건물(현재3관)이 더 먼저 보이길 바라는 이기심 같은 게 뒤섞여서 그런지 이렇게 펼쳐진 구도를 그려볼 생각은 못했으니까요.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본 이구도는 이전그림과는 달리 학교자체가 가진 덩어리를 더 실감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 그렸던 그림들에서는 너무 정문 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제가 속했던 전공 건물(현재3관)이 더 먼저 보이길 바라는 이기심 같은 게 뒤섞여서 그런지 이렇게 펼쳐진 구도를 그려볼 생각은 못했으니까요.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본 이구도는 이전그림과는 달리 학교자체가 가진 덩어리를 더 실감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 그렸던 그림들에서는 너무 정문 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제가 속했던 전공 건물(현재3관)이 더 먼저 보이길 바라는 이기심 같은 게 뒤섞여서 그런지 이렇게 펼쳐진 구도를 그려볼 생각은 못했으니까요.

끝까지 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선생이 되기 전, 그림쟁이, 만화쟁이로만 있을 때부터 약도나 집 그림 등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학교에 와보니 끝내주는 풍경에 비해서 그에 걸맞은 전경 그림이 없더라구요. 제가 워낙 취미도 있고 학교에서 마침 부탁하기도 해서 부족한 능력이지만 학교 전경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요. 2006년 도판을 계속 무리 없이 쓰는 걸 봐서 한동안 이 구도의 그림을 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착되어가고 있는 현재의 그림도 언젠가는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그림은 보다시피 좀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이잖아요? 제가 다시 그린다면 제가 잘 못 해본 방향으로 해보고 싶어요. 좀더 가볍고 우스꽝스럽고 끼가 넘치는, 생각은 그런데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제가 제 그림을 아무리 봐도 자꾸 규범적이고 딱딱하단 느낌을 버릴수 없거든요. 그래서 내 제자중에서 이 학교 전경그림을 정말 웃기게 그려주는 이가 나오길 바래요. 그림 그리는 재미 중에서 주변의 익숙한 것들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여 그려보는 것 만한 게 없거든요.
10년 넘게 다니고 있는 학교를 그리면서 누린 즐거움을 누군가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제껏 그린 학교 그림들을 정리해 학교시설의 변천사와 함께 올립니다. 잘 아시는 분들께서 틀린 것이나 보충하실 것 좀 지적해주길 바래요. 지루하지 않으셨길.

만화가 최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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